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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곧 그 사람의 인격이다

기사승인 2018.01.25  09: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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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익수 RBPS경영연구소 소장

   
▲ 한익수 RBPS경영연구소 소장

한 달에 한두 번 대구에 갈 일이 있다. 대구에 가는 날은 소풍 가는 날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어둠을 뚫고 버스를 타고 서울역까지 간다. KTX을 타고 서울역에서 동 대구역까지 가고, 거기서 다시 택시로 회사까지 반 시간 정도 간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밤 9시가 된다. 오가는 길에 구경거리가 많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부지런히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들, 쏜살같이 달리는 기차의 차창 밖으로 내다 보이는 풍광은 계절에 따라 색다른 모습들이다. 기차 안은 비교적 조용하고 편안해서 책도 볼 수 있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도 좋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흥미롭다. 지난주에 만난 나이 지긋한 기사님은 다 방면으로 박식하고 이야기도 재미있게 한다. “어디까지 가세요?” 

“성서공단까지 가요. 제가 길을 아니까 안내할게요. 매일 운전을 하시니 힘드시죠.” 
“예, 나이 들수록 옛날 같지 않네요. 벌써 운전대 잡은 지가 47년이 되었는데 나름 재미도 있어요. 매일 다른 사람들을 대하고, 때로는 손님들과의 대화도 재미있어요. 이제는 직접 대화를 안 해도 손님들끼리 주고 받는 몇 마디의 말만 들어봐도 그 사람이 무얼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어요. “

“넥타이를 매고 서류 가방을 들고 어딘가 전화를 하면서 가는 손님은 주로 회사원이고, 캐주얼 옷차림으로 가방을 메고 가는 사람은 여행객 이예요. 남녀가 서로 대화하는 것을 보면 부부 사이인지, 애인 사이인지도 알 수 있어요. 어떤 젊은이들은 대화의 내용이 욕에서 욕으로 끝나는 사람도 있고, 들을수록 말의 깊이와 품위가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어요.” 

내릴 시간이 다 되었다. 
“아저씨, 저는 뭐 하는 사람 같아요?” 
“회사원이시네요.” 

카드 결제를 했다. 
“영수증 필요하세요?” 

“안 주셔도 돼요." 아저씨, 빙긋이 웃으면서 하는 말. 
“사장이시네요.” 

말은 곧 그 사람의 인격이다. 그 사람의 말속에 인격이 묻어난다. 말을 할수록 상대방과 마음의 벽을 쌓는 사람이 있고, 말로써 그 벽을 허물고 교감의 문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 또한 말을 할수록 인격을 우러러보게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을 할수록 됨됨이가 의심스러워지는 사람도 있다. “말이 거친 사람은 분노를 안고 있는 사람이다. 

부정적인 언어습관을 가진 사람은 마음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을 헐뜯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그 마음이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려는 사람은 그 마음이 조급하기 때문이다. 항상 다른 사람을 격려하는 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부드럽게 말하는 사람은 마음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겸손한 사람은 과장하지 않고 사실을 말한다. 진실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그 마음이 담대하기 때문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법정 스님의 말씀대로“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말이 바뀌려면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북을 두드리면 북소리가 나고, 징을 치면 징 소리가 난다. 아무리 잘 두드려도 북에서 징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훈련도 필요하지만, 아무리 스피치의 모든 걸 잘 숙지하고 있어도 마음속에 있는 걸림돌을 치워 버리지 않으면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하는 말을 통해 내 인격이 밖으로 드러난다.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가 잠시 손님들의 대화를 들어보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아는 것처럼, 내가 매일매일 대하는 내 주변 사람들도 나 자신의 말을 듣고 내 인격을 알아본다.

결국 좋은 말을 하려면 말하기 전에 듣는 사람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보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과 생각을 다스리는 훈련을 통해 부단한 인격 수양이 이루어져야 한다. 
좋은 그릇에서 좋은 말이 나온다. 말이 곧 그 사람의 인격이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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