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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지 못한 것들과 가지 않은 길

기사승인 2018.07.10  17: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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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봉 대표이사

‘가지지 못한 것들’과 ‘가지 않은 길’이 있다.

사람이 살다보면 잠시라도 ‘저 사람은 저렇게 많이 가졌고, 저 사람은 저렇게 높아졌는데 나는 뭐하고 살았나’ 하고 빈손이 느껴지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에 너무 눌리지 말고 현재 있는 것들을 진정으로 누리는 일들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선망의 대상과 자리는 될 지라도 존경할 수 없는 인생도 많다.

어떤 길로 가야 하는 것인지, 찾아가야 할 길을 물으면 ‘스스로 족함을 아는 일’이라는 평범한 진실을 만나게 된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너무 힘들면 자신의 길과 몫이 아니다. 아주 작은 일이고 힘들어도 계속 하게 되는 일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일지도 모른다.

남이 아무리 권해도 그렇게 선뜻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길도 있다. 또 좋은 양지만 계속 찾아 다니는 이들도 모두 얻거나 다 갖지는 못한다. 누구에게나 가지지 못한 것들이 있고 가지 않은 길은 남아있게 마련이다.

영광과 명예를 가진 이들과 권력을 거머쥐었던 이들의 인생사에서 때로 우리는 그 모두가 한 송이 꽃보다 못한 영광이었거나 모든 것들이 순간이었음도 배운다.

일 년이 반이나 후딱 가고 있다. 더 스스로 누리고 즐거워야 한다.

어느 사이 깊은 여름으로 들어서면서 여름은 힘찬 젊음과도 같다. 7월만큼 힘차게, 아침이 열리는 순간처럼 청아하게 ‘가고 있는 길’과 ‘가진 것들’에 감사할 일이다.

밭에는 풀도 열매도 같이 뒹굴며 자라고 있다. ‘오이 자라듯이 한다’는 말이 있다. 정말 오이는 너무 자라서 금방 노각이 된다. 어른들은 그 노각을 고춧가루와 양념을 약간 넣고 조물조물한 무쳐낸 그 아삭아삭한 맛을 알 것이다. 여름에는 그 맛이 일품이다. 이리 저리 뒹구는 호박들도 정말 잘 자란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그렇게 채소가 자라는 것에 눈길이라는 것들을 줘 보지도 않았다. 그런 것들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점점 더 하루 하루 문밖의 세상들에 현혹되지 않는 유혹 없는 삶이야 말로 점점 자신을 행복감 넘치게 하는 것임을 배우고 있다.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다고 소리쳐 본적은 없지만 조용한 풀들의 일렁임 속에서는 내면에서부터 올라오는 행복한 미소가 슬며시 얼굴에 번지고 맛보는 적이 수없이 많다.

‘가보지 않은 길’과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며 기죽을 일도 없다.

더 많이 가지지 않으면 무거움에서 벗어나 골목골목에서 열심히 말없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이웃들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일상에서 건져지는 참 가치가 된장찌개 맛처럼 구수하고 좋기만 하다.

누군가에게 가지고 있는 솜씨로 된장찌개라도 맛있게 끓여다 주고 싶어서 여름의 더운 불 앞에 선 사람의 행복을 상상해 보라. 그는 이미 복을 짓는 땀방울 속에서 행복한 사람이다.

그런 순수한 사람들과 옆에 있다면 ‘가지 않은 길’과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해 연연해 할 일이 없다.

때로는 그런 모습이 자신이 무엇을 가졌는가를 가르쳐준다. 속을 주지 않는 겉만남의 연속선상위에 우리는 얼마나 허망한 시간을 형식적으로 많이 보내고 사는지 아깝다.

무엇인가 권력이나 물질이나 지나치게 추구하는 이들의 눈빛은 달랐다고 기억한다. 눈을 맞추고 말을 해도 진실이 아닌 모습도 많아 실망하고, 말이 많이 달라지고 약속도 허망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내려왔을 때의 눈빛도 그 모습도 달라지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오히려 그때가 훨씬 더 자연에 가까운 모습들이었다.

그 사람이 가장 그 사람 다울 때는 자신의 이름자 석자 외에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을 그 때가 아닐까? 가지지 않았을 때 그럴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한그루 나무가 잎을 틔우고 무성하게 자라는 모습이나 풀들이 뻗어나가고 밤새 내린 빗물이 산길 도랑에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만들어내는 일들에 귀를 기울일 수도 있다.

주저앉고 싶을 때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되는 자연은 날마다 햇빛이 다르다고 가르친다. 약삭빠르거나 남보다 빠르게 꿈에 다다르지는 못하지만 조금 다르게 즐기며 사는 삶도 있다.

‘가지지 못한 것들’과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하여 더 이상 고집스럽게 꿈꾸지 않기로 하면 세상사 그렇게 조용하게 날마다 행복하다고 마음에서 속삭이는 소리를 만날 수도 있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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