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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즐거움의 시대

기사승인 2018.07.17  1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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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봉 대표이사

서울 시청 앞을 지나고 있었다.

아이들이 광장에서 치솟는 물줄기에 흠뻑 젖으며 신나게 놀고 있는 가운데 나이 있어 보이는 외국인 여성이 옷을 흠뻑 적시며 같이 물줄기를 맞으며 웃고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활짝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보았고 같이 뛰어 들어가 물줄기와 함께 춤을 추고 싶었다.

마구 젖어도 괜찮고 흙에서 뒹굴어도 괜찮았던 시기를 지나 우리는 너무 정교한 삶을 살아가는데 집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커다란 즐거움과 목표”에 너무도 바쁜 나머지 맨발이 주는 자유나 갑자기 흘러나오는 음악 앞에서 어깨춤이 덩실 나오는 일이나 장미 한 송이가 배시시 피어난 것 같은 것들이 주는 행복을 놓친다.

정복의 개념으로 세상을 살면, 무엇이든지 커야 하고 이겨야 하고 더 높아야만 한다.
그 대신 점점 인내는 줄어들고 더 많은 것을 향해 달음질하는 만큼 오히려 행복감은 점점 더 떨어진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삶일지라도 공허하다고 느끼는 것은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신호이다.
인생의 의미와 해야 했던 소중한 경험과 역할을 너무 나중에 경험하려고 멀리 두어서는 안 될 일이다. 날마다 만족스러운 삶으로 가기 위해 너무도 많은 시간을 허비하거나 돌아가서도 안될 일이다.

날마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쏟아 부으며 스스로 행복을 낳는 자유함에 자꾸 자신을 노출해야 한다.
사소한 즐거움의 경험이 큰 행복으로 이어주는 징검다리이다.

우리 집 마당가에 드디어 두 평 남짓한 집을 완성했다. 병아리 한 마리와 아기오리 세 마리의 집이다. 주말마다 땀 흘리며 노력한 결과가 모습으로 드러났다.

태어난 지 두 달 혹은 한 달이 지난 작은 생명들을 위해 짓느라 아들이 흘린 땀방울이 배인 옷이 짜면 물이 주르르 흐르고 쉰 냄새가 날 정도였지만, 더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완성했고 입방식을 가졌다. 가족 모두의 마음이 너무도 흐뭇해졌다.

자꾸만 바구니에서는 넘어지고 쭈뼛대더니 적당한 환경에 옮겨진 아기오리들이 쓰러지거나 뒤집어지지도 않을 뿐더러 아주 빨리 환경에 적응해서 활발해졌다.

돈을 번 것은 아닌데 마음이 꽉 차는 경험이었다. 작은 생명들을 돌보며 가족이 스스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이어졌다. 댓가를 바라지 않는 봉사의 마음과 헌신을 통한 노력으로 누군가 다른 생명에게 유익으로 갈 때 그렇게 기쁘고 마음이 꽉찬다는 것을 또 배웠다.

세상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불평하고 괴로운 순간에 우리와 같이 힘든 누군가에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것이 사람이든지, 아주 작은 연약한 생명에게든지, 우리가 힘든 순간에도 줄 수 있는 바가 있다. 망치를 두드리는 일일지라도 스스로 몰두 할 수 있는 순간이 있고 그것이 누군가를 위해 쓰여지는 일이면 그 일을 마치고 난 후 더 자신감이 붙고 좋은 일로 훌륭한 전진을 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하나를 넘어 백으로 가는 에너지의 법칙이라고 믿는다.
어르신들이 하신 말씀들 중에  “죽으면 썩을 몸이니 힘껏 쓰고 가야 한다”고 하신 것을 기억한다.

그 분들은 썩을 수 있는 흙으로 마지막의 육신을 덮었지만 아마도 현대를 사는 대부분은 생명의 불이 꺼지는 대로 사흘안에 한 줌의 재로 변하게 될 것이다.

삶 자체를 즐기며 완전하게 잘 살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의 마음일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들의 인생을 덮어 누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제거할 필요가 있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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