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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나물이 주는 위로와 치유”

기사승인 2019.03.20  17: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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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봉 대표이사

벌써 봄 냉이가 밥상위에 올랐다. 며칠 전에도 봄눈이 왔는데 겨울을 뚫고 온 전령사인 냉이, 그 작은 풀잎이 어느 사이 뿌리를 곱게 내리고 잘 자라고 있었던 거다. 고추장 조금에 된장을 넣고 살짝 무치고 조물조물하니 먹을 만하고 맛좋다.

요즘은 고추장에 맛을 들여 밥을 곧잘 비벼 먹어보곤 한다. 짠지를 곱게 썰어 물을 조금 넣은 맛도 요즘에는 참 칼칼하고 좋다.
이맘 때 먹던 다른 봄나물 기억도 난다.

고추장에 무쳐낸 씀바귀를 멋도 모르고 입에 넣어보면 너무 쓴맛인데, 아버지는 입맛을 돋운다며 달게 비벼 잡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봄나물 한 가지를 올려놓고도 마음 편하고 만족스러운 마음에 드는 소박함의 밥상을 우리는 얼마나 대하고 있을까! 봄의 시작으로 온갖 나

물들이 산에 들에 나오기 시작하니 기대된다.
외로움이 많은 사회에서 밥상의 위로는 먹는다는 것 이상이다.
아이들을 객지에 내보고 사는 어른들은 알 것이다.

혼자 대충 먹는 밥과 혹 빠른 음식에 맞추어 살기, 때우기 식의 먹기 등을 생각하면 때론 걱정이 된다. 건강을 넘어 그렇게 사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가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피폐화하게 할지.

밥상이 주는 위로와 치유가 너무 크다. 잠도 잘 자야 하지만 밥도 잘 먹어야 한다. 에너지의 가장 기본이자, 근원이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밥상이 곧 약이 된다고도 했다. 에너지는 자신이 대하는 밥상과 정서가 기본이다. 먹는 것으로 병을 고친다.

시대가 달라지고 세상이 달라져가도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것들은 변하지 않는다.
의식주가 안정되어야 사람이 안정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본이고 가장 큰 가치이다. “잠 잘 자고, 밥 잘 먹고”가 우리가 살아가는 근본이다. 그것이 불안정하면 삶이 주저앉는다.

밥을 먹을 때는 오직 밥만 먹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가 진정 제대로 사는 모습이다. 그런데 우리는 각종 무거운 근심과 걱정에 쌓여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경쟁과 두려움 속에 시달리며 소중하게 맛보며 살아야 할 인생의 날들을 너무 허망하게 소비하다가 가고만다.

쳐다보기에 겉모습은 화려한데 속은 허하게 살면서 삶이 지나치게 과도한 갈등의 파도 속에 살아가고 있다. 가끔 세상이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승진은 좀 더 늦더라도 자기의 호흡에 맞추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을 꿈꾸며 사는 것이 사는 듯 사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사는 이들이 늘어가는 일이 이상한 것이 아니다.  

세상은 날마다 너무 많은 일들을 통해 삶을 송두리째 당황스러움 속에 지치게 한다.
세상과 사회적으로 고립된 개인들은 어디에서 행복을 찾고 만나고 살아가는가!

살 맛도 밥 맛도 제대로 누릴 수가 없다. 맛을 잃어버린 채 하루를 근심으로 살고 보내고 있는 우울함의 세상과 높아가는 불안 등 부정적인 에너지를 녹여줄 것은 무엇일까!

부정적인 감정에 참잠하게 되고 마침내는 극단적인 폭력성을 드러내는 외톨이들이 공감능력이나 배려를 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들이 물론 훨씬 더 유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삶과 밥을 소중하게 다시 찾을 일이다. 그것이야 말로 근원의 삶으로 럭셔리 하게 사는 삶이 아닐까!

날마다 밥을 먹되 치유의 밥상을 대할 일이다. 인생은 계산하는 대로 살아지는 것 같지만은 않다. 우선 스스로 지은 밥을 먹는 차분함과 안정감이 주는 행복함을 만나자. 

집에서 나갈 때 작은 도시락을 챙겨보니 밥 먹는 부담에서도 자유할 뿐더러 번거롭다는 생각도 다 지워져가고 도시락 까먹는 특수를 즐기고 있다. 배부름의 조절도 잘 되고 알뜰하게 먹고 살뜰한 맛도 느낀다.

봄나물을 기운을 만나보자. 때가 되면 나오는 초목의 제철밥상의 화려함도 누려보자. 손이 조금 더 바빠지면 된다. 익숙하게 사먹는 밥의 간편함에 자신의 생명을 다 맡기기에 스스로에게 질문할 필요가 있다.

대단한 정치이슈보다 빅 뉴스보다 더한 따끈한 밥상의 치유가 우리에게 있을 때이다.
자신의 몸으로 들어가는 것들이 창조적인 정신과 건강, 행복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좋은 밥상 앞에서 군침을 꿀꺽 삼켜보라! 그런 밥상의 기회가 많을수록 삶이 안정되고 세상을 이긴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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