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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인가?

기사승인 2019.08.21  16: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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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익수 소장

캘거리에서 사위가 운영하는 태권도장에 유난히 열심히 함께 훈련하던 두 아들과 아버지가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비보를 접하게 되었다. 이제 겨우 40대 중반이나 된 그 아버지(Mr. Doug Draper)가 상을 당했다는 것이다.

추도식에 다녀온 사위로부터 장례식장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 “이곳에서는 상을 당하면 상주가 장례식장에 상주하지 않고 추도식이 있는 날, 식이 시작되기 전 몇 시간만 조문객을 받아요. 조의금도 없고 간단한 꽃이나 위로카드로 대신해요.

수의(壽衣)대신 평소에 입던 옷차림으로 생전의 모습에 가깝도록 화장을 하고, 잠든 모습으로 관 속에 누어 있는 고인의 얼굴을 보며 조문객들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눠요. 추도식에서는 고인의 친구 몇 사람이 나와 추도사를 해요.

어릴 적 함께 지냈던 일, 학교 다니면서 함께 겪었던 에피소드 같은 이야기를 할 때는 조문객들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해요. 마지막에는 상주가 인사 겸 답사를 해요. ‘여러분, 바쁘신 가운데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저의 남편과 10여 년을 함께 살면서 두 아들을 두었습니다. 불행하게도 남편은 큰 아이가 6살 때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 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작은 아이가 2학년이 되기까지 살아 주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운동도 열심히 하고 가족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살아준 사랑하는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두 아이를 잘 키우면서 꿋꿋하게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남편을 잃은 슬픔을 가슴에 품고 담담한 표정으로 답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장례식장 분위기가 우리처럼 침울하지만은 않더라는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젊은 나이에 유언장(Will and Estates)을 작성해두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본인 유고 시를 대비해 상속자를 지정하거나 후견인 혹은 은행에서 자녀들에게 연령대별로 얼마의 재산을 상속해 줄 것인지를 미리 정해 둔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상속세가 없어도 재산을 자녀들에게 많이 상속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인가? 예일대 셸리 케이건 교수는 그의 저서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성이 두려울 뿐이다.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다.

삶은 인간에게 환상적인 많은 것들을 선사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들을 빼앗아 버린다. 마치 배고픈 사람에게 진수성찬을 차려주고 딱 한 숟가락만 맛보게 하고는 상을 치워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감정은 두려움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사실에 대한 감사다.”라고 이야기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의 저자 샐리 티스데일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가 두려워하는 죽음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존재할 때에는 죽음이 오지 않았고, 죽음이 왔을 때에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기그릇은 언젠가 깨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처럼, 우리는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답고, 영원할 수 없어 아름답다”라고 이야기한다. 성철 스님의 말씀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걱정을 할 거면 두 가지만 걱정해라. 지금 아픈가? 안 아픈가? 아프면 두 가지만 걱정해라. 낫는 병인가? 안 낫는 병인가? 안 낫는 병이면 두 가지 만 걱정해라. 죽는 병인가? 안 죽는 병인가? 죽는 병이면 두 가지만 걱정해라. 천국에 갈 것 같은가? 지옥에 갈 것 같은가? 천국에 갈 것 같으면 걱정하지 마라. 지옥에 간다면, 지옥 갈 사람이 무슨 걱정이냐?”

캐나다 사람들의 죽음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다.  여기는 잠깐 살다가는 여행지, 머무는 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보람 있는 일을 하며 살다가 때가 되면 더 멋진 다음 여행지를 생각하며 섭섭하지만 담담한 마음으로 떠나면 되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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