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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에 답이 있다】<21>

기사승인 2020.05.20  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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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

   
▲ 오강현 시의원

오백 년(五百年) 도읍지(都邑地)를 필마(匹馬)로 도라드니,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듸 업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함께 감상하기>
 
이 작품은 고려 말과 조선 초까지 살았던 길재(吉再, 1353~1419)라는 학자의 작품으로 길재는 고려의 유신(儒臣), 호는 야은(冶隱)으로 조선 개국 후 태상 박사에 임명을 받았으나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키기 위해 거절하고 고향에 내려가 후진 교육에 전력하였던 인물이다. 길재의 이 작품은 오백 년이나 이어온 고려의 옛 서울, 개성에 한 필의 말을 타고 들어가니, 산천의 모습은 예나 다름없으나, 인걸은 간 데 없다. 아, 슬프다. 고려의 태평한 시절이 한낱 꿈처럼 허무하다는 내용의 시조다.
 
고려 왕조 멸망의 한(恨)을 노래한 회고가(懷古歌) 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고려 유신의 외로운 신세’와 ‘흥성했던 고려 왕조’를 ‘필마’와 ‘태평연월’로, ‘무상감’을 ‘꿈’으로 각각 비유하였다.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듸 업다.’ 즉 산천의 모습은 예나 변함이 없으나, 인걸 즉 옛 고려의 신하들은 사라지고 없음을 한탄하는 내용이다. 대조법을 사용하여  무상감(無常感)을 느끼게 하여 두보의 ‘춘망(春望)’ 중(中)에서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나라는 폐허가 되었으나, 산과 강만 옛 모습 그대로이고 성춘초목심(城春草木深), 즉 성안에 봄이 왔으나, 풀과 나무만 무성할 뿐이로구나.’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이 시조는 고려 유신의 회고가(回顧歌)로 고려 왕조의 회고(回顧)를 주제로 하고 있다.  
 
화자는 외롭게 한 마리의 말을 타고 옛 수도인 개성에 왔다. 그런데 화자의 눈에 들어 온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오백년 동안 변함없는 강과 산이었다. 즉 산천은 그대로 있는데 과거의 인재들은 사라지고 없는 현실에서 삶에 대한 무상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5•18이다. 1980년 5월 18일에서 지금 2020년 5월 18일, 무려 4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물리적 시간이 변화하면서 5•18에 대한 의미는 점차 민주화운동으로 국가의 공식적 행사로 자리매김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진상규명은 정확하게 밝혀지고 있지 않은 채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미진한 상황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억울한 희생자들은 이 생을 한분 두분 마감하고 있다. 희생의 가치도 제대로 자리매김 되지 않고 삶을 마무리하고 있는 현실이다.
 
5•18 50주년, 100주년이 되었을 때, 그 해 봄이 되었어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밝혀지지 않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우리 후손들은 우리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제 우리에게 그렇게 넉넉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 지금, 우리는 5•18을 어떻게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 지나온 시간 후에 허무한 꿈으로만 인식된다면 고작 허무의식만이 후손들에게 주어진다면 무책임한 조상이 되는 것은 아닌가. 그런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40주년을 맞는 나와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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