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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에 답이 있다】<27>

기사승인 2020.07.01  10: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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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

   
▲ 오강현 시의원

당시(當時)에 녀든 길을 몃 해를 버려 두고,
어듸 가 다니다가 이제아 도라온고.
이제나 도라오나니 년 듸 마음 마로리.
 
<함께 감상하기>
 
이 작품은 퇴계 이황의 시조로 ‘젊은 시절에 뜻을 세우고 힘쓰던 학문과 수양의 길을 몇 해를 버리고 어디, 즉 벼슬길에 올랐다가 이제야 돌아왔는고. 이제라도 돌아왔으니, 그동안 벼슬길 생각은 버리고 이제라도 학문 수양에 전념하리.’라는 내용의 노래이다. 그래서 주제는 학문 수양에 전념할 결의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12수로 된 연시조로 전반부는 ‘언지(言志)’로 자신이 세운 도산 서원 주변의 자연 경관에서 일어나는 감흥을 읊었고, 후반부는 ‘언학(言學)’으로 학문 수양에 임하는 심경을 노래하였다. 이 작품의 창작 배경은 ‘도산십이곡 발’에 나타나 있다. 우리 가곡이 무릇 음란한 노래가 많아서 이야기할 만한 것이 못 되며, 이별(李鼈)의 ‘육가(六歌)’를 본떠 이 노래를 짓는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를 아이들로 하여금 익혀 부르게 하여 나쁜 마음을 씻어 버리고 서로 마음이 통하게 하고자 한다는 퇴계의 문학관을 밝히고 있다.
 
이 시조에서 말하고 있는 공부에 대한 입장이 지금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즉 이 시조처럼 벼슬길과 학문의 길을 구분하던 시대였다면 오늘날은 10대까지는 주된 신분이 학생으로 공부에 집중하는 신분이고 그 이후로는 자신의 직업과 학문을 선택적으로 하거나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또한 공부를 한다는 것이 특정한 시기만이 아닌 평생학습을 지향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필요에 의해 언제나 공부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직업이 선출직 시의원 신분인 입장에서 공부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의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곧 공부를 한다는 것과 같다. 의원 생활의 모든 것이 공부다. 그런데 그 강도가 매우 세다. 일단 공부할 양이 매우 많다. 즉 제대로 의원 생활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공부양은 무한대이다. 재선 의원, 삼선 의원, 다선 의원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공부의 요령은 늘겠지만 그 양이 줄어든 것은 아니기에 의원을 한다는 것은 공부를 한다는 것과 같다.
 
몇 달 전부터 더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해서 시험을 봤다. 두 번째 대학원 시험, 첫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현대문학을 전공하여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이번에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교육행정에 대한 공부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대학원 시험 준비를 했다. 먼저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아 오랜 시간 준비하고 이모저모 써야할 내용도 많아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원서를 접수하고 서류에 대한 합격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주, 무려 9개의 문제를 30분 동안 두 교수로부터 질문 받고 답을 하는 구술 면접시험을 보았다. 다행히 최종 합격이 되었다. 나이 들어서 그리고 시의원이 되어 더 공부하고픈 마음에서 도전한 것이니 사실 도전 그 자체도 나에겐 충분히 의미가 있었는데 새로운 공부를 한다는 것에 설렌다.
 
공부는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사실 때가 없다. 공부는 평생 달고 다니는 것이다. 벼락치기 공부가 아닌 밥을 먹는 것처럼 공부는 일상이다. 물론 상황의 경중에 따라 공부를 잠시 등한시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잠시, 공부는 생활이 되어야 한다. 글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는 삶의 기본이 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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