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권영미
들녘에 햇살을 휘휘 둘러놓으면
공터를 머금은 한낮이 들끓는 섭씨 35도,
하얗게 여름이 뒤척인다
이리저리 드나드는 묵정바람,
여기저기 뒤집고 다녔는지
곳곳마다 뽀얀 별꽃이 흩뿌려졌다
접시 가장자리 같은 밤에 엎어놓기 좋은
개망초, 노릇노릇 익어간다
절정이다
계란꾸러미 가득 실은 트럭
언덕 넘다 바퀴 한 짝 고랑에 빠져
그만 쏟아지는 저!
[작가프로필]
김포문인협회회원, 김포시백일장(운문) 장원, 김포문예대학 시창작과정 16-20기를 수료했다. [글샘] [김포문학] 등에 작품발표
[시향詩香]
그새 7월, 하얗게 뒤척이는 여름은 무슨 색일까? 시계에는 시간이 없지만 계절은 무늬가 있어서 자기 색깔을 밝히 보여준다. 게걸스럽게 꽃핀 개망초, 누구는 달 꽃이라 하고, 누구는 계란 꽃이라 하고, 시인은 ‘별꽃’이란 새 이름을 지어준다. 그것도 ‘뽀얀 별꽃이다.’ 어떤 시인은 올망졸망 배고픈 자식 많은 것처럼 ‘아버지의 허리춤이 흘러내리는 가난’이라고 했다. 어쩌나 거꾸로 추락하는 저 ‘노릇노릇’한 것들, 문득 학창시절 어쩌다 계란프라이라도 하나 얹은 도시락이면 밥 때가 되기도 전에 몰래 꺼내먹던 추억이나, 남산어린이회관 달빛 후미진 벤치에 등기대고 앉아 통키타가 노래한 ‘두 개의 작은 별’, 낮은 허밍에 맞춰본다. 장맛비 멈춘 틈 잠깐 외출 나온 햇살 뜨거운 백주대낮, 한통속에서 태어난 뽀얀 별꽃이 지천이다.
글 : 송병호 [목사/시인]
권영미 시인 mr@gimp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