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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돌아가고 싶다

기사승인 2020.11.25  09: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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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사는 돌아가고 싶다
                                                                                                                정다운
   
이곳은 그야말로 지옥이에요 인간들이 아파 신음하고 허우적대고 죽고 죽어 나가떨어져요 모두들 나만 바라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인간들은 몰라요 내가 얼마나 아프고 자기들보다 힘든지 전쟁터 같은 이곳에 내던져지며 나 날개는 꺾이고 포화에 내 눈은 멀고 총성에 내 귀가 먹어버렸어요 나는 천사인데 인간이 아닌데 어떻게든 시간을 거슬러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곳에는 나의 꽃밭과 나를 예쁘게 해주는 사람들만 있어요 슈퍼맨보다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아버지가 그리워요 다시 인간들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요 나를 찾지 말아줘요 난 몰라요 나는 하늘나라로 돌아갈 거에요 아버지 하나님의 긴급한 조치가 필요해요
 
 
[작가프로필]
김포문인협회회원 김포문예대학 시 창작 과정 16기를 수료했다. [달시] [김포문학]에 작품발표. [시폼] 동인
 
[시향詩香]
문득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가 생각난다(눅 16장). 그들의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과 가장 불행한 사람을 동시에 등장시키지만, 이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죽음이다. 하지만 그다음이 다르다. 나사로는 아브라함의 품 곧, 천국에 들지만, 부자는 입술에 적실 물 한 방을 얻을 수 없는 불 못, 지옥에 떨어진다. 아마 시인은 詩바닥에 모든 것이 이분화되어 있다는 것을 천사 이전에 사람과 사람 이전에 천사로 부패한 행태를 고발하고자 고민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천사는 돌아가고 싶다.’라는 고뇌에서 ‘슈퍼맨’의 등장은 결국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것과는 달리 천사나 인간이나 모두의 한계이다. 한편 전쟁은 세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후에도 존재한다. 그 전쟁은 죽고 사는 것이 아니다. 불 못의 고통이거나 에덴의 정원일 뿐이다. 성경대로라면 최후심판의 날, 한 번만 죽은 부활과 한 번 더 죽을 무저갱으로 그야말로 영원히 나뉠 것이다. 그렇다면 한때는 당신의 조력자 천사나 자녀였을 인간들에게 ‘아버지 하나님’은 어떤 지혜를 취하실지 사뭇 아슬아슬하다.
글 : 송병호 [목사/시인] 

 

정다운 시인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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