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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와 애벌레의 궁전

기사승인 2021.07.28  22: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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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치와 애벌레의 궁전

                                               송병호 (현 김포문인협회 회장)

 

밤 10시쯤 지붕이 통째로 실린다

꾹 닫힌 침샘의 농도야 절대 고독

궁전의 별자리를 짚어 가는 리뷰

타인을 침범하지 않을 우회로를 돌아

은하를 횡단하는 별의 혀

불 꺼진 묘지를 걷는 축약된 잠언일까

상상을 분해한 부호와 주어가 낀 틈에서

알파고를 모방한 5G주파수가 충돌하는

비극과 희극의 한 페이지

좁혀지지 않을 고래의 섬에서

고치가 화석이 되었다는 전설은 애벌레의 등뼈였다

흔들리듯 운율은 시詩가 리듬을 타는 징검다리

별자리와 별자리가 섞이는 칸의 은유처럼

말 줄임 무르익어 가는 걸상 다리 침묵의 행간,

극히 편파적인 Wi-Fi 선긋기

고독을 걸치고 앉은 마네킹

종이인형 절節꺾임 같은 단내 나는 병동

어떤 사람 고치 캔을 딴다

퍽!

 

첫울음이 시동詩動을 거는 태의 궁전

홀hole의 자궁은 말들로 환하다

 

[詩作노트]

늦은 시간 서울역에서 공항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터널을 열고 들어오는 전철이 마치 고치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옹기종기 앉아 휴대폰을 뒤적이는 사람들, 꼼지락거리는 애벌레가 되어 은하를 건너거나 별자리를 찾거나 별나라는 궁전이다. 가끔 끊겼다 붙었다하는 Wi-Fi 심술부리는 장난기, 숨소리도 멎을 듯 고요한데 그때 어디선가 정적을 깨는 벨소리와 술렁이는 말의 시선들. (2021 계간 [문예바다] 공모시 당선)

 

당시 김포문인협회 박미림회장과 미래신문 유인봉대표의 권유로 김포미래신문지면에 [시가 있은 공간] 詩香을 연재한 것이 2019년 11월 첫주부터 2021년 7월 말째주까지니 햇수로 3년이다. 그동안 김포문인협회 회원들의 작품만으로 지면을 메워왔다. 개인적 사정으로 자리를 비우게 된 것에 대단히 송구한 마음과

[시가 있는 공간] 시향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담는다. 무엇보다 김포미래신문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그리고 미래신문사와 의논하여 소개된 작품과 시향을 모아 ISBN이 등록된 시집을 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혹 책이 판매되어 요만큼이라도 모아진다면 좋은 곳에 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이처럼 피차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 우리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명문대학의 학위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 필요한 것은 기꺼이 그렇게 하려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새로운 작가에게 붓을 넘긴다. 더 많이 사랑해주실 줄 믿어 한결 가볍다. 감사는 기쁜 마음으로 기억하는 것(Gratitude is remembering with joy)이라고 했다. 사랑하는 김포문인협회 회원과 독자 여러분을 기쁘게 기억할 것은 물론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 오래 오래 간직할 것이다. 여러분의 가정 위에 평안과 안녕을 기도하겠습니다.

송병호올림(목사/시인/평론가)

송병호 (현 김포문인협회 회장)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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