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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란 무엇인가!”

기사승인 2020.07.29  0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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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봉 대표이사

 길가 인근에 단독 집을 가꾸고 오랫동안 살고 있던 지인의 집터였는데 갑자기 없어져서 놀랐다. 모처럼 지나다보니 집은 온데 간데없고 포크레인 소리가 요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지난 봄까지도 그렇게 화사하게 피어나던, 오래 그 자리를 지키던 진달래가 있었다.

‘어디로 이사를 한 걸까?’
 안부 전화라도 걸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겨울에 아파트로 이사를 했는데, 전혀 다른 분위기라서 두어 달 동안 짐도 못 풀고 살고  우울한 마음이 들어 힘들었다고 했다.

온 가족의 스토리가 스며있는 단독집이어서 오랫동안 마음에 남고 집과 헤어지기가 쉽지 않더라는 이야기이다.
또 한 사람도 최근에 이사를 한 이가 있다. 물론 한 곳에 오래 살았다가 새 아파트로 이주를 했는데 너무 몸살을 하며 힘들어 하니 남편이 그만 잊어버리라고 하더라고.

그이도 나이가 들수록 집이라는 환경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해 볼일이라고 했다.  
사람이 사는 집에는 그 사람의 생활 습관과 향기와 그들만의 문화가 있게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데를 다녀와도 집 만 한 곳이 어디 있던가!
그렇게 집은 소중한 안식처가 되고 쉼과 회복의 자리이다.

“아무리 뒷간 같아도 내 집이 좋다”
어른들은 아무리 작고 초라해도 자기집이 최고라고들 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꿈속에 자주 나타나는 것이 고향집이다.

집은 가꾸는 이의 정성과 손길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되기도 하는 것은 아파트를 방문해 보면 확연한 느낌을 알 수 있다. 공간의 크기는 같아도 주인의 모습 따라 집안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고 차이가 난다.
우리는 한 곳에서 10년을 살았고 지금의 집에서 20여년을 살고 있다.

다른 이들의 가격상승에 따른 이동과 부가가치와 상관없이 살았다. 어떤 면으로는 참 둔할뿐더러 무엇이든 쉽게 바꾸지 못하는 우직함도 더해져서 한 곳을 정하면 내내 살았다.  집에 관한 한 부모들 세대처럼 평생 살 집처럼 생각했다.

10년을 살던 곳에서 이주한 이유도 어쩔 수 없는 투병의 기회가 필요했기에 그렇게 했다.
산 기슭에 20년을 살다보니 산 아래동네를 내려가면 때로는 현기증이 난다. 때로 어떤 이들은 걱정스럽게 보이기도 하나보다.

아직은 이렇게 산 속에 살 나이가 아니니 어서 시내로 나가서 살라고 진정어린 충고도 한다.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아이가 서른이 넘었지만 아직도 우리는 현재의 집과 오랜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청소년까지의 기억의 저장고이기도 하고 나 자신도 오직 이집과 환경이 단연코 나를 살려주었다고 믿는다.

조석으로 부는 바람과 마구 돋아나는 풀조차도 함께 살아가는 환경이었다. 아파트의 치솟는 가격은 그림으로만 보는 세상 같다. 정말로 현실감 있게 느껴지지 않는 현실이다.
집을 가지고 무엇무엇을 한다는 것은 생각도 엄두도 내보지 못했다.

도무지 아침 저녁으로 돋아나는 경쟁적인 아파트 가격상승과 여론에 나만 오식으로 있는것인가 하는 마음도 들고 적응이 되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세대인 우리 아이들이 이러한 환경에서 살기가 어렵겠다는 주거환경에 대한 고민스런 생각을 한다. 불현 듯 걱정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평화가 있는 집과의 인연이 있으려니 하고 바라며 믿는다.

지하방 한 칸의 어려움을 경험한 아이가 이제 방이 둘인 곳으로 이사한지 1년 만에 다락같이 치솟은 집값과 전셋 값을 생각하면 답답함이 너무도 크다.

그렇다고 날마다 걱정만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세상은 집이라는 가장 기본이 흔들리며 난리중에 난리이다.
집이라는 곳은 단편적인 곳이 아니고, 영혼과 육체를 누이고 치유하는 곳이며, 성장이 이루어지고 공동체적인 공간이다.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주로 찾아보는 것이 주거형태의 건축 탐구시리즈이다. 비싼 아파트에 갈 수 없는 이들도 나름의 시공간을 창조하면서 자신의 삶을 꾸려간다는 스토리가 눈길을 잡는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집을 짓고 그렇게 소중한 문화를 창조해가는지 바라다보면 시공간의 덜렁 집 한 채가 아니다. 그것은 역사이며, 창조이다.

사람의 어떤 생각이 모양을 낳고 그 모양에는 인생이 담긴다.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집은 말해준다. 누구나 하늘아래 자신을 평화롭게 누일 집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근본이다.

집이란 무엇인가!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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