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늘 나는 나이 들어서 예쁜 커피숍 하면서 살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다. 커피 마시는 것도 좋아했기 때문이지만, 커피 내리는 것도 재미있었기에 커피에 대해 배우고 싶었다.
일본 도쿄에 계시던 이모님께서 예전에 큰 카페를 하셨다. 그때 이모님의 연세가 지금 내 나이쯤 되었었는데, 커피 내리시는 모습이 너무 멋져보여 나도 하고 싶었다. 예전에는 머신이 아니고 핸드 드립이었다.
먹고 사는 게 바쁘고, 손녀도 돌봐야 하고, 여러 가지 사정이 겹쳐 배울 수 없었다. 그러다 건강을 돌보지 않아 큰 병을 얻게 되었다. 2년 반 정도 병원치료가 다 끝나갈 즈음, 우연히 김포대학교 60+ 교육 중에 바리스타과목이 눈에 띄어 얼른 전화를 했다.
너무 늦게 봐서 그날이 접수 마지막 날이었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한 번 해 보았다. 마감되었다고 하셨다. 아쉬워하면서 끊으려고 하는데 "혹시 모르니 대기자 명단에 올려드릴까요?" 하시 길래 얼른 "네" 하고 대답 했다.
별 기대 없이 있었는데 며칠 후 연락이 왔다. 접수하신 분 중에 한분이 사정상 못 오신다고,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그때의 기분이 지금도 느껴진다. 다른 사람 자리를 차지했으니 더 열심히 하자고 다짐하고, 열심히 수강했다. 정말 재미있었다.
필기시험은 여기 오기 전에 커피에 대해서 공부할 겸 인강을 듣고, 인터넷으로 합격했다. 실기시험이 중요했다. 처음보다 두 번째, 두 번째보다 세 번째....점점 나아지다가 또 실수하기도 하고 이러기를 두 달쯤, 바리스타 시험을 봤다. 얼마나 떨리고 긴장되던지.지금 생각해보아도 등짝이 후끈하다. 그래도 실기시험을 잘 치러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받았다.
시니어 바리스타로 일하려면 노인복지회관에서 노인 일자리를 신청해야했기에, 일단 일자리 신청을 해놨다. 바리스타 자리는 하늘의 별따기다. 상담사 선생님도 오래 기다리셔야 될 것 같다고 하셔서 그냥 막연히 기다렸다. 신청해 놓은지 딱 11개월 만에 복지관에서 연락이 왔다. 자리가 비었으니 하시겠냐고 무조건 "네" 하고 대답했다.
얼마나 기쁘던지 가슴이 벅차 올랐다. 아! 나도 드디어 시니어바리스타가 되는구나. 정말 뛸 듯이 기뻤다. 친구들에게, 같이 바리스타 과정을 배웠던 동반자들에게도 자랑했다. 다들 축하해 주셨다. 이 나이에도 일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며칠 교육 끝에 드디어 7월부터 근무 시작이다. 매 주 목요일 한 달에 4번밖에 안되지만 정말 나는 첫 직장인 셈이다. 7월 2일부터 드디어 출근하고 유니폼에 앞치마를 두르고 첫 커피를 만들어 손님께 드렸다. 얼마나 떨리고 또한 기쁘던지. 그러기를 한 달이 지나고 소중한 월급도 받았다.
매주 기다려지고 재미가 있으려니,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복지관 휴관을 한단다. 얼른 정상적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김포대학교 60+평생교육센타에서 교육받고 취업한 소중한 추억을 글로 적어보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교육프로그램으로 60세이상 ''청년노인''들이 놀 공간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 언제나 참가하겠습니다. 김포대학교, 감사합니다.
< 김포대학교 60+교육사업 바리스타과정 수료후 자격취득 및 취업자 박경윤(63세)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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