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 보구곶 보호수
최경애
마을 주인보다
더 나이 많은 나무가 서 있는 마을 입구
울창한 기력을 펼치며
하늘을 덮고
밤이면 이파리에 별을 받들고
해 뜨면 나무 아래 평상에선
오백 년간의 옛이야기가 가지에 걸린다
햇살에 묻어오는
억겁의 인연 더듬어
고요히 바람을 만져보는 곳
이름 모를 들꽃도
오백 년 나무 아래
오며 가며 쉬었다가 피어가는 곳
(<시쓰는사람들> 제20집《달을 달래는 별》159쪽, 사색의 정원, 2023)
[작가소개]
최경애 『서정문학』 수필 부문 등단, 국회의장기 한국종합예술대회 시낭송부문 대상, 남산문학의 집 전국시낭송대회 금상, 심훈 전국시낭송대회 금상 외 수상, 김포문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현) 김포 “아름다운 동행” 시낭송대회 대표, 고양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운영위원, 전문 시낭송가, MC, <시쓰는사람들>동인, 시집 『바람의 모서리를 돌아서면』『물 위에 사막이 있다』『이정표가 가리키는 곳』등 공저 다수
[시향]
살아오는 동안 아름답고 훌륭한 생각들, 우리는 그 염원을 우리의 존재 안으로 간직해 온다. 간직해 온다는 것은 가장 확실한 존재의 방식으로 자아를 이룬다. 최경애 시인은 때를 따르는 봉사와 항상성으로 세상의 바퀴를 자처한다. 관성의 힘에 스스로 경이로워 시인의 오늘이 긍정과 낭만, 감사로 깊어진다.
시인은 오늘 보구곶 보호수를 노래한다.
“오백 년간의 옛이야기가 가지에 걸린다
햇살에 묻어오는
억겁의 인연 더듬어
고요히 바람을 만져보는 곳”
김포 사람들도 잘 모르는 작은 동네 월곶면 보구곶(串), 마을 뒤로 흐르는 조강 건너 북녘이 손에 잡힐 듯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곳,
“이름 모를 들꽃도
오백 년 나무 아래
오며 가며 쉬었다가 피어가는 곳”
문수산길 따라 <작은 미술관 보구곶>, 다양한 전시와 보구곶리에서 성동리까지의 "매화길"에는 미술 작품도 감상하고 매화향도 맡을 수 있는 좋은 곳이다. 이곳은 아름다운 저녁노을로도 유명하다.
글: 심상숙(시인)
최경애 mr@gimpo.com